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蟲族)의 얼굴을 볼 때마다 옛날 호러영화가 생각나서 도저히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다.

이름 그대로 곤충의 모습을 엄청나게 크게 부풀린 듯 한 그들은 내부 구조, 정확

하게는 성대와 호흡기관의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지만, 이상한 억양의 공용

어를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내게 걸린 마법도 그들의 지독한 억양까진 고치지

못하는가 보다.

딱정벌레를 수백 배 크게 만들어 둔 것 같은 힐가스의 취르륵 소리에 나와 윌터

는 얼른 설거지를 계속했다. 내가 닦고, 그가 정리하는 식의 이분업(二分業)은 오

전 내내 계속되는 일과이다.

힐가스를 흘끔 보니 그는 위아래 팔 네 개를 모두 움직여 마른 행주로 접시를 닦

으며 다른 쪽의 냅킨을 곱게 접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효율적인 모습이었지만,

번득거리는 겉껍질 뒤로 움직이는 거대한 곤충의 다리를 보고 있자면 아침 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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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올라올 것 같다.

나는 얼른 고개를 돌려 접시닦이에 열중했다. 오래 보고 있으면 힐가스는 그 겹

눈으로 날 주시하며 또 알아듣기 어려운 말을 중얼거릴 것이다. 안 그래도 더듬이

로 내 움직임을 알아차릴 텐데 말이야.

내가 현재 머무는 곳은 꽤 큰 규모의 식당인 ‘파루스 판’이라는 곳이다. 이것저

것 다양한 음식을 파는 곳인데, 이 세계에 하는 거의 모든 종족을 볼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물론 주방 잡역 말단에 불과한 내가 손님들을 볼 수 있는 것

은 아니다. 난 단지 이곳의 설거지 꾼이자, 유용한 일꾼으로서 삯을 받는 것뿐이

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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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는 바로는 이곳 ‘니아런’이라 불리는 세계에서 볼 수 있는 종족의 숫자는

총 여덟이라고 했다. 그중에는 윌터나 힐가스 같은 일파로도 구분되는 경우가 있

다고 한다. 커다한 분류로는 여덟 종족이라고 하며, 그 중에 인간이 들어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다가 나는 곧 들려온 진동과 소리에 전혀 다행이 아니라는 식의 표정을 지었

다. 그 여덟 종족 중에는 이런 소리도 자연스럽게 내는 종족이 있기 때문이다.

쿵. 쿵. 쿵.

“으윽! 이래서 거인족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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