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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임은 거의 없었다. 다른 용병 몇 명에게 둘러싸여 어깨를 잡혀 일어서고 있던 여성에게 겨눈다.

“…………당신, 누구?”

“!? 무……무슨 이야기, 인가요!?”

여성이 벌벌 떨며 크게 눈을 뜨고 성스러운 검을 응시한다.

승리의 여신으로 알려지고 있던 센리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어깨를 빌려주던 용병이 입을 다물지 못한다.

센리가 무수한 시선 속에서, 언제나와 같은 평탄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에게서는, 인간의 냄새가 나지 않아…………바론의 코는, 속일 수 없어”

“……큐응”

센리가 은근히 내게로 돌리려 해서, 무심코 슬픈 목소리로 운다.

인간의 냄새가 안 난다고 하지 않았다. 나는 피 냄새가 난다고 했었다. 어쩐지 마음이 통하는 줄 알았던 것도 기분 탓인 것 같다.

나중에 차분히 피를 빨아서 마음을 나눠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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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빌려주던 용병이 팔을 풀어내고, 황급히 떨어진다. 여자는 갑자기 버팀목을 잃어도 쓰러지지 않았다.

센리의 연보라색 눈을 아연히 보고 있다.

“포박한다. 이의가 있으면, 신분증을 꺼내라. 만일 구스터 상회의 인간이라면, 명부에 이름이 있을 것이다. 실수였다면, 사죄하지”

“읏……”

여자가 숨을 삼킨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발걸음으로 몇 걸음 물러났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르겠다는, 모든 희망을 빼앗긴 것 같은 표정.

그 너무나도 연약한 모습에, 근처에서 상황을 살피고 있던 용병 남자가 센리를 보고 입을 연다.

그 순간, 여자의 팔이 남자의 몸을 꿰뚫었다.

그것은 질풍 같은 속도였다. 둔한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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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분명하지 않은 목소리. 용병 남자가 눈을 크게 뜨고, 금속의 갑옷을 관통하고 자신의 몸에서 튀어나온 가느다란 손끝을 망연히 내려다본다.

나도 피할 수 있을지 모를 굉장한 속도다.

센리가 달려나간다. 여자는 팔을 재빨리 빼고, 아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근처의 용병에게 돌려차기를 먹인다.

두 배나 큰 몸이 마치 종이처럼 날아간다. 인체에서 들려서는 안 될 무언가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휘둘러진 센리의 검을, 여자는 몇 걸음 물러서 회피한다.

표정이 일변했다. 방금 전까지 띄우던 연약한 것에서 잔학성이 느껴지는 깊은 미소로.

“읏……마족이다! 마족이 나왔다!!”

이제 와서 정신을 차린 다른 용병들이 도움을 청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여자가 보고 있는 것은 센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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