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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은 울음소리를 내며, 나에게 여러 가지 주었을 자상한 상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짐승인가……? 사람이라면, 짐이 약탈되었을 거야”

“하지만, 단순한 짐승치고는――비명을 질렀던 것은, 너냐?”

용병 중 한 명이 참극의 현장 근처에 주저앉아 있던 묘령의 여성에게 말을 건다.

검소한 옷차림을 하고 있지만, 반듯한 이목구비를 가진 빨간 머리의 여자다. 그 얼굴은 괴물이라도 본 것처럼 창백하고, 손발이 덜덜 떨리고 있다.

숨이 막힌 건지, 그 호리호리한 몸매와 달리 풍만한 가슴이 격렬한 호흡에 크게 오르내리고 있었다.

“카라반장을 불러올게. 아직 상대가 근처에 있을지도 몰라! 경계를 게을리 하지마!”

“괜찮아? 무슨 일이 있었지……?”

한 용병이 다른 상회의 휴식 지점으로 뛰어가고, 다른 사람들이 참상의 목격자에게 접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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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멀리서 살펴본다.

인간을 산산조각 내는 건, 너무나도 폭력적이고……너무나도 쓸데없다. 인간이 인간을 죽인다면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다.

상처 자국은 검에 의한 것이 아니다. 송곳니와 발톱에 의한 것이다. 앨버트스 정도의 큰 짐승이라면 이런 광경이 만들어질까.

바깥 세상은 위험으로 가득하다. 호위도 상인도 그것을 각오하고 행동하고 있겠지만, 이렇게 보면 목숨이란 얼마나 덧없는가.

하지만, 그냥 멍하니 있을 수는 없다.

나는, 앞에 서 있는 험악한 표정을 한 센리의 다리를 툭툭 앞발로 두드렸다.

센리가 나를 내려다본다. 나는 첫 발견자의 여자 쪽을 보고, 작게 짖었다. 지금의 나는 말을 할 수 없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알아챘는지, 센리의 표정이 변한다.

강한 피 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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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 살이 흩어져 있는 그 자리에서는 당연하지만, 무엇보다――용병들에게 둘러싸여, 오열을 흘리는 유일한 목격자인 그 여성에게서도 난다.

목격자 여성의 의류에 피나 살은 붙어 있지 않았다. 본인의 몸에 흐르는 피 냄새가 아니다.

입과 손톱이다. 인간의 후각으로는 몰라도, 개인 내가 보면 분명하다.

무엇보다, 여성의 연기는 역전의 용병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리얼리티가 넘쳤지만…………『공포』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나는 알 수 있다. 공포의 냄새, 분노의 냄새, 기쁨의 냄새, 슬픔의 냄새, 쾌락에 몸을 떨 때의 냄새도.

센리가 앞을 보고, 스윽 허리의 검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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